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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베어스] SK와 2:2 트레이드 - 포수왕국의 큰 그림

[야구]

by Second to none 2020. 6. 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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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29일 두산 베어스는 포수 이흥련과 외야수 김경호를 SK에 내어주고 

SK로부터 투수 이승진과 포수 권기영을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습니다.

트레이드 소식이 전해지면서 SK에서는 주전 포수 이재원의 부상 이탈로 인한 자리를 이흥련으로 메꾸기 위해 그리고 두산은 불안 불안한 불펜을 보강하기 위해 이승진 선수를 영입하는 것으로 트레이드의 의미를 분석하였습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난 지금 SK로 넘어간 이흥련은 안착을 넘어서 토요일 일요일 두경기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포함한 맹활약을 보여주며 그동안 이흥련에 대해 나왔던 모든 기사량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이흥련의 맞상대로 보였던 이승진 선수는 5월 31일 경기를 기준으로 1군에 등록조차 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즉, 이번 트레이드는 포수 자원 이흥련과 투수 자원 이승진의 맞트레이드 성격이 아니라 두산의 포수 라인업의 정리를 위한 트레이드이며, 이를 통해 미래에 활용할 수 있는 포수 권기영을 영입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두산은 자타공인 포수왕국으로 불려 왔습니다. 

OB 베어스 창단 이후 두산의 포수 계보를 보면 김경문 / 조범현 - 김태형 - 최기문 / 이도형 / 진갑용 - 홍성흔 - 양의지 - (박세혁)으로 이어지는데 그 이름값만으로도 국가대표급 명단임을 알 수 있습니다. 

 

홍성흔의 등장으로 국가대표 주전 포수 진갑용을 삼성으로 보내버리기도 하고 양의지의 등장으로 초대형 스타 홍성흔의 롯데 FA 이적을 막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양의지가 FA 신분으로 NC로 이적할 때도 박세혁의 존재로 인해 다소 쿨~하게 보내줄 수 있었습니다. 

 

박세혁은 2018년까지 양의지의 백업 포수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보여주었고 2019년 양의지 이적 이후에는 명실상부한 두산 베어스의 주전 포수로서 우승 포수이자, 프리미어 12에 국가대표로 발탁되기도 하였으나, 진갑용 - 홍성흔 - 양의지로 이어지는 명성면에서 실력이나 스타성 면에서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조금 과거로 거슬러가 보면 2016년 3루수 이원석이 삼성으로 FA 이적시 보상선수로 두산은 모든 이의 예상을 깨고 포수 이흥련을 지명합니다. 

양의지가 버티고 있는 두산에서 준주전급 이흥련을 빼온 것은 삼성의 팀 전력에 커다란 데미지를 입게 할 뿐만 아니라 양의지의 FA 이후를 내다본 포석이었습니다.

두산은 양의지 - 박세혁 - 이흥련으로 이어지는 포수 라인업을 바탕으로 2015년 이후 한국시리즈 3회 우승을 달성하는 위업을 이루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9년 우승한 두산은 SK에서 LG를 거쳐 거의 은퇴에 몰리게 된 정상호를 파격적으로 영입합니다. 

개막 이후 두산의 선발 포수는 박세혁과 정상호가 대략 2 : 1로 나눠 맡고 있습니다. 

정상호의 영입은 박세혁 - 장승현 포수 라인에게 자극을 주기 위한 극약처방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이흥련의 팀 내 입지가 약화되었고 1군에서 자리를 잃은 이흥련을 이번 트레이드의 카드로 사용한 것입니다. 

 

명목상 맞상대인 투수 이승진은 미래가 유망한 자원이라 하지만 당장 이번 시즌에서 이현승, 함덕주 등을 대신하여 1~2점 앞서는 상황에서 내보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트레이드의 실제 카드는 포수 권기영에게 있음을 알게 됩니다. 

박세혁에게 정상호를 매치시켜 박세혁에게 커다란 자극을 주어 더 큰 발전을 이끌어내고자 한다면, 2019년 시즌에서 장승현의 느린 성장은 박세혁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에 권기영 카드는 바로 백업 포수 장승현에게 동일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트레이드는 단기적으로 SK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을 보입니다. 

그렇지만 포수 권기영 카드가 제대로 들어맞는다면, 장승현과 백업 포수 경쟁이 심화될 것이고 박세혁 이후 다음 주전 포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왕자들의 대결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두산의 포수왕국 명성은 박세혁을 넘어 '장승현' 또는 '새로운 누군가'를 통해 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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